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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ter book/성경 자의적 해석

방랑하는 아람 사람의 정체와 언어에 관하여

by winter-art 2025. 3. 9.

신명기 26장 5절에는 Aramean 아라미안에 관해 나옵니다. 이는 야곱 즉 이스라엘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표현으로 등장합니다. 내 조상은 방랑하는 아람 사람이었습니다,라고 말하죠.

 

 

방랑하는 아람 사람이 맞는가?

성경에 등장하는 아람인은 야곱을 가리킵니다. 야곱이 형을 피해 밧단아람 즉 메소포타미아 지역이며 지금의 시리아와 터키 남부 지역으로 가서 외삼촌 라반의 집에서 산 적이 있습니다. 거의 20년 넘게 그곳에서 일가를 이루며 지냈는데 그 때문에 야곱을 방랑하는 아람 사람이라고 표현하게 됩니다.

 

 

아람인은 기원전 1200년경부터 중동에서 활동한 셈족 민족입니다. 그러니까 아람 사람들은 메소포타미아 북서부 지역과 오늘날 시리아, 이라크 일부 그리고 터키 남부 지역에 살던 민족입니다. 이들은 유목 생활을 하다 정착한 후 도시국가를 세웠습니다. 성경에 등장하는 아람 왕국의 아람인 다마스쿠스 혹은 다메섹이 유명합니다. 언어도 아람어가 있었는데 히브리어보다 더 국제적으로 쓰이면서 예수 시대까지 주요 언어가 된 적도 있습니다.  페르시아 제국과 아시리아 제국에선 공용어로 쓰였고, 예수도 아람어를 써서 아람어를 예수의 언어라고 한다고 했던 것 같은데요. 어쨌거나 그런 이유로 야곱, 즉 이스라엘의 정체성이 방랑하는 사람으로 규정하기는 너무한 감이 있어 보입니다.

 

 진짜 방랑자는 이스마엘 아닌가?

대표적인 방랑자는 아브라함의 맏아들 이스마엘이라고 생각합니다. 하갈이 이집트 출신이었고 아브라함의 몸종이었는데 사라가 아이를 갖지 못하자 사라의 요청으로 장자이자 서자 이스마엘이 탄생하였는데 그는 광야로 쫓겨나게 됩니다. 하나님의 축복도 받지 못하고 평생 방랑자로 떠돌며 살다가 아랍 민족의 기원이 되죠. 이스마엘과 야곱의 관계는 조카 사이 정도로 볼 수 있겠는데요. 아브라함의 서장자 이스마엘 그리고 이삭이 태어나죠. 이삭의 아들이 바로 야곱이니 조카 사이가 맞죠. 그런데도 온갖 축복은 이삭의 후예, 야곱이 다 받게 됩니다.

 

 

방랑하는 아람 사람은 이스라엘의 조상 야곱이라고 하면서 이스라엘 민족과 연관되지만 이스마엘은 아브라함의 아들임에도 이삭과 다른 길을 가며 아라비아 족속 즉, 아랍 민족의 조상이 됩니다. 누가봐도 이스마엘이 더 핍박받고 처연하고 방랑자 같아 보입니다. 이스마엘은 서자에 정식 후계자도 못 되었고 처음부터 정착할 땅도 없었고요. 하나님으로부터 모든 사람과 대항하며 살 것이다라는 예언을 받습니다. 반대로 야곱은 하나님이 복을 주고 이스라엘 조상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밧단아람으로 도망쳐 살긴 했지만 다시 가나안으로 돌아올 수 있었고요. 반면 이스마엘은 영원히 떠돌며 방랑하는 운명을 겪게 되었습니다. 비뚤어지지 않을 수 없는 팔자가 아니던가요?

 

 방랑하는 아람 사람이라고 한 이유는?

 

그런데 왜 야곱을 방랑하는 아람 사람이라고 한 것일까요? 야곱이 아람 지역에서 오랜 생활을 했지만 그렇긴 해도 굳이? 이는 이스라엘 조상이 야곱이며 이스라엘 후손들이 떠돌이 생활을 오래한 것과 연관이 있습니다. 이스라엘이 떠돌던 시절을 상징하는 표현을 만들어야 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고생한 방랑자도 아니면서 그렇게 표현한 것은 아마도 후대에서 그리 갖다 붙인 감이 있어 보이고요. 민족 정체성을 심어주기 위해서 그런 것이겠죠. 게다가 삼촌 집안 아람의 숟가락 얹기도 있어 보입니다. 뭔가 자신들도 대단한 영향력을 발휘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연관을 지은 것이죠. 게다가 아람과 이스라엘의 관계 설정도 애매합니다. 삼촌이 야곱을 비교적 구박하고 부려 먹었으며 나중에 화해도 하고 그렇긴 했지만 좀 그렇잖아요? 그래서 뭔가 좋은 관계 설정을 위해서 그렇게 연관 지은게 아닌가 싶어 보입니다. 무엇보다 야곱은 방랑자도 아니고 아람 사람도 아니었으니까요.

 

 예수의 언어 아람어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는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라는 뜻이며 달리다 굼은 소녀야 일어나라란 뜻의 아람어입니다. 성경에 등장하는 아람어입니다. 그리고 예수가 사용하던 언어이기도 합니다. 예수가 살던 1세기 유대 지역에서는 아람어가 가장 널리 쓰였다고 합니다. 예루살렘과 갈릴리 같은 지역에서는 일상 회화가 아람어였다고도 하고요. 

 

당시 사람들이 쓰던 아람어와 히브리어 아랍어 등은 셈어족 언어답게 후두음이 많습니다. 컥, 쉭, 쉑 같은 소리가 강한데요. 이는 이 지역만 유일하게 내는 발음기호라고 합니다. 특이하죠? 그래서 아람어가 뱀의 언어에서 나온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아람어는 뱀의 언어가 아니었을까? 

 

창세기 3장 14절 뱀과 여자가 원수가 됨을 선포한 구절

창세기 3장 14절은 하나님이 진노하여 뱀에게 저주를 퍼붓는 내용입니다. 하나님은 뱀에게 평생 배로 기어 다니며 먼지만 먹고살 것이라고 했는데 그렇다면 이전에는 팔다리가 있었다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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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창세기 3장을 보면 뱀이 여자에게 말로 유혹하는 장면이 나오잖아요. 성경에서 뱀과 말 자체가 깊이 연결되는 경우가 많은데 인간의 언어에도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뱀의 특유한 후두음이 비슷하지 않나요? 특히 뱀이 잘 내는 쉬이이익 하는 소리는 아람어와 히브리어, 아랍어처럼 신적인 이야기가 많이 기록된 언어의 특징이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뱀이 인간에게 거짓을 가르쳤고 그것이 언어적 변형과 연결될 수도 있다고 보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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