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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창고170

유대 신비주의 카발라 이야기 카발라(Kabbalah)는 단순한 “유대교의 비밀 교리”가 아니라, 인간과 신, 우주를 하나의 구조적 언어로 이해하려는 거대한 신비철학 체계이다.종교·철학·연금술·헤르메스주의·그노시스주의 등 서구 신비사상의 뼈대를 형성한 핵심 사상이다. 1. 카발라의 정의와 어원카발라(Kabbalah)는 히브리어 קַבָּלָה 에서 유래하며, 뜻은 “전승(傳承, to receive)”, 즉 신성한 지식을 ‘전달받은 지혜’라는 의미이다.이것은 성서의 문자 너머, 은밀히 전해지는 신의 비밀적 차원을 이해하려는 해석학이자 체계이다.정리하자면, 카발라는 신이 우주를 창조하고 인간에게 신성을 부여한 방식을 상징적·수학적·철학적으로 해석하는 신비학적 체계이다. 2. 카발라의 역사적 기원카발라의 뿌리는 기원전 1세기 무렵으로 거슬.. 2025. 11. 2.
영생을 상징하는 아카시아에 관하여 아카시아 나무는 고대 문명과 종교에서부터 신성함과 영생을 상징하는 중요한 식물로 여겨졌다. 이 나무가 지닌 상징성은 그 독특한 생태적 특성과 성경 속 역할에서 비롯된다. 1. 성경 속 싯딤나무아카시아 나무는 구약성경에서 “싯딤나무”(히브리어 shittim)로 등장하며, 시내 사막 여정 중인 이스라엘 백성이 만든 성막(회막)과 궤(언약궤)의 주요 목재로 사용되었다. 이 나무가 택해진 이유로는, 사막 지역에서도 자생 가능했고 목재가 단단하며 부패에 강하다는 물리적 속성 외에도, ‘변치 않고 오래 지속되는 나무’라는 인식이 있었기 때문이다. 아카시아는 ‘하나님이 거하실 처소’를 만드는 신성한 재료로써, 인간과 신성의 접점을 상징하는 물질적 매개로 자리 잡았다. 2. 신화 속 아카시아이집트 신화에서도 아카시아는.. 2025. 10. 27.
빛의 기원을 더듬는 두 형제 그노시스와 프리메이슨 그노시스 학파와 프리메이슨은 인간의 오랜 집착, 즉 감춰진 지식에 대한 열망에서 태어났다. 하나는 고대의 신비 속에서, 다른 하나는 석공의 망치 아래에서 형체를 얻었다. 그러나 두 전통 모두 외부의 신이 아닌, 인간 내부의 불빛을 향했다. 그노시스가 신의 본질을 ‘앎’을 통해 찾았다면, 프리메이슨은 이성을 통해 신의 건축적 질서를 모방하고자 했다. 둘은 언어가 다를 뿐, 같은 어둠 속에서 같은 빛을 좇은 존재였다. 1. 감춰진 지식의 혈통그노시스 학파는 초대 기독교 이전, 헬레니즘의 파편들 사이에서 태어났다. 플라톤의 사유와 유대 신비주의, 조로아스터의 불꽃, 이집트의 그림자가 섞여 있었다. 그들은 인간의 영혼이 물질의 감옥에 갇혀 있다고 믿었다. 구원은 믿음이 아니라 인식에서 비롯된다고 했다. 세상의 .. 2025. 10. 26.
임신하는 수컷 바다의 말 해마에 관하여 해마는 농어목 실고기과에 속하는 어류로 독특한 생김새와 번식 방식으로 인해 바다의 말이라 불린다. 1. 바다의 조용한 기적바닷말 해마(sea horse)는 독특한 생김새의 물고기로 보인다. 머리는 말처럼 길쭉하고 몸통은 비늘대신 골편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꼬리는 나뭇가지처럼 감기는 특색을 지녔다. 이 작고 느린 해양 생물은 바다 생태계 안에서 놀라운 비밀을 품고 있다. 해마는 임신하는 수컷이기 때문이다. 2. 수컷이 품는 생명 반전보통 상식적으로 암컷이 알을 낳고 새끼를 낳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해마는 역할이 완전히 바뀐다. 해마의 암컷은 교미 시 수컷의 배에 위치한 육아낭(brood pouch)에 알을 집어넣는다. 이후 수컷이 수정 과정을 완성하고 2~3주간 알을 품는다. 그리고 출산 시에는 복부를 수.. 2025. 10. 22.
코스믹 에그(cosmic egg)신화의 기원과 의미에 관하여 알에서 태어났다는 박혁거세처럼 이러한 코스믹 에그는 전 세계 신화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우주 기원의 상징이다. ‘알’은 생명을 품는 닫힌 껍질이면서 동시에 내부에서 새로운 세계를 준비하는 태초의 공간이다. 무질서한 혼돈에서 알이 생겨나고, 그것이 갈라지면서 하늘과 땅이 분리되고, 그 속에서 신이나 인간, 혹은 온 우주가 태어난다는 구조를 가진다. 알은 곧 세계의 자궁이며, 생성과 탄생의 원형을 상징한다. 1. 인도와 이란의 신화베다 문헌에서는 ‘히란야가르바(Hiranyagarbha, 황금 알)’라는 개념이 등장한다. 빛나는 황금 알 속에서 태초의 신이 깨어나고, 그로부터 우주와 생명이 시작된다. 이는 알이 단순히 닫힌 공간이 아니라, 광휘와 창조의 씨앗임을 보여준다. 이란의 조로아스터교 전통에서도 알과.. 2025. 9. 17.
위대한 작가 코맥 맥카시의 일생 코맥 맥카시(Cormac McCarthy, 1933–2023)는 1933년 7월 20일 미국 로드아일랜드주 프로비던스에서 태어났다. 본명은 찰스 조지프 맥카시 주니어였으나 훗날 아일랜드적 정체성을 드러내기 위해 ‘코맥’이라는 이름을 선택했다. 가족은 가톨릭 신앙이 강했고, 어린 시절 그는 테네시 주 녹스빌로 이주해 남부적 문화와 환경 속에서 성장했다. 이는 그의 작품 세계가 지닌 특유의 남부 고딕적 색채에 결정적인 토양을 제공했다. 그의 아버지는 변호사로 일했고, 가톨릭 신앙을 바탕으로 한 중산층 가정이었다. 어린 시절 그는 다섯 남매 가운데 네 번째로 태어나 큰 가족의 일원으로 자랐다. 집안은 물질적으로 궁핍하지 않았지만, 전통적이고 보수적인 가톨릭 윤리관 속에서 성장했다. 이후 가족이 테네시 주 녹스.. 2025. 9. 15.
죽음이 의식의 이동인 근거를 찾아서 누군가 죽음은 끝이 아닌 의식의 이동이라고 한 말에 공감한다. 죽으면 영혼은 어딘가로 가게 되어 있다. 그의 신의 곁이든 환생을 위한 여행이든 육신과 영혼은 분리될 수밖에 없다. 1. 의식의 흔적은 정보의 파장인간의 뇌는 수십억개 뉴런이 전기적.자기적 파동을 주고받으며 작동한다. 죽음은 하드웨어의 기능 종료지만 그 과정에서 발생했던 파동적 패턴은 완전히 소멸하지 않고 환경에 잔향처럼 남아 있을 수 있다. 이는 기억이 다른 차원에 기록되어 지속된다는 사상과 맞닿는다. 2. 망각과 적응의식이 다른 세계로 이동할 때 기존 기억은 완전히 가져가기 어렵고 필요한 만큼만 압축 및 변형되어 넘어가는 것일 수 있다. 환생사상에서 기억은 잊되 성향은 남는것과 일치하는 점이다. 즉, 인간은 죽음마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 2025. 9. 14.
소설 창작의 모든 것 1. 문학의 정의인간의 생각이나 느낌을 언어를 이용하여 허구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문학은 구비문학에서 문자문학으로 발전하였다. 서사문학이 되기 위한 조건은 이야기와 화자, 서사문학은 이야기와 이야기하는 사람이 내포되어 있는 양식이다. 이야기는 내용을, 이야기하는 사람, 스토리텔러, 내레이터 형식을 이룬다. 이야기의 성립 요건은 소통이 되어야 한다. 발신자와 수신자 사이에 소통되는 스토리가 있어야 하며 하나 이상의 사건이 필요하다.스토리는 서술하기 위한 원재료이다.서사문학이란 스토리를 서술자가 서술하는 과정이 글과 같은 매체로 옮겨진 것이다. 2. 서사문학의 성격1인칭과 3인칭 형식이 있다. 내용과 형식을 나눌 수 있다. 시간의 예술이다. 소설은 서정시와 드라마 양쪽의 특성을 다 소화 가능하다. 소설은 현.. 2025.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