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엘하 15장은 고대 이스라엘 왕실에서 벌어진 가장 치밀하고 극적인 쿠데타(Coup d'état)의 기록입니다. 이 장은 종교적 텍스트를 넘어, 권력의 이동, 대중 선동 정치(Populism), 그리고 첩보전이 난무하는 정치 스릴러로서 완벽한 서사 구조를 갖추고 있습니다.
1. 압살롬의 선동과 이미지 메이킹
압살롬은 무력으로 즉시 왕궁을 점거하는 하책을 쓰지 않았습니다. 그는 4년(혹은 4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치밀하게 자신의 브랜드를 구축하고 다윗의 사법 체계를 무력화시켰습니다.
1. After the Absalom got himself a chariot and horses, and fifty men to run before him. "And Absalom used to rise early and stand beside the way of the gate. ... and Absalom would say to him, 'See, your claims are good and right, but there is no man deputed by the king to hear you.' Absalom said moreover, 'Oh that I were judge in the land! Then every man with a dispute or cause might come to me, and I would give him justice.' ... So Absalom stole the hearts of the men of Israel."
고대 근동에서 성문은 단순한 입구를 넘어 법정이자 광장이었습니다. 압살롬은 이곳을 점거함으로써 사법권을 가로챘습니다. 그는 다윗 왕의 행정력이 닿지 않는 사법 공백을 파고들어 "왕은 너희 말을 들어주지 않지만, 내가 재판관이라면 정의를 주겠다"며 대중의 불만을 자극했습니다.

- 스킨십의 심리학: 그는 사람들이 절하려 하면 그들을 일으켜 세우고 입을 맞추었습니다. 이는 왕족의 권위를 내려놓고 '서민의 친구'를 자처하는 전형적인 포퓰리즘 전략입니다.
- "Stole the hearts": 성경은 이를 두고 그가 이스라엘 사람들의 마음을 '훔쳤다(stole)'고 표현합니다. 이는 무력이 아닌 매력과 심리전으로 정권을 탈취했음을 의미합니다.
결론적으로, 고대 근동에서 성문은 도시의 생명선이자 권력의 최전선이었습니다. 압살롬은 무력을 쓰기 전에, 이 '정보와 사법의 통로'를 장악함으로써 다윗을 식물 왕으로 만들어버린 것입니다.
2. 반란의 시작
"But Absalom sent secret messengers throughout all the tribes of Israel, saying, 'As soon as you hear the sound of the trumpet, then say, "Absalom is king at Hebron!"' ... And while Absalom was offering the sacrifices, he sent for Ahithophel the Gilonite, David's counselor, from his city Giloh. And the conspiracy grew strong, and the people with Absalom kept increasing."
- 왜 헤브론인가?: 헤브론은 다윗이 처음 유다의 왕으로 등극했던 곳이자 유다 지파의 중심지입니다. 다윗이 예루살렘으로 천도한 후 소외감을 느꼈을 유다 지파의 보수 세력을 규합하기 위한 지역 감정 활용입니다.
- 아히도벨(Ahithophel)의 배신: 다윗의 최고 책사였던 아히도벨의 합류는 이 쿠데타가 단순한 왕자의 난이 아니라, 엘리트 관료 집단의 분열을 의미함을 보여줍니다. 아히도벨의 지략이 다윗에게서 압살롬에게로 넘어갔다는 것은 다윗 정권의 붕괴가 임박했음을 시사합니다.
🌟 다윗의 아들 압살롬과 이방원의 소름 돋는 평행 이론 이야기
다윗의 전략적 후퇴와 용병의 충성
다윗은 반란 소식을 듣자마자 즉각적인 피난을 결정합니다. 이는 비겁함이라기보다 예루살렘이 내전으로 파괴되는 것을 막고, 전열을 재정비하기 위한 노련한 군인의 판단으로 보입니다.
"Then David said to all his servants who were with him at Jerusalem, 'Arise, and let us flee, or else there will be no escape for us from Absalom.' ... Then the king said to Ittai the Gittite, 'Why do you also go with us? Go back and stay with the king, for you are a foreigner and also an exile from your home.' ... But Ittai answered the king, 'As the Lord lives, and as my lord the king lives, wherever my lord the king shall be, whether for death or for life, there also will your servant be.'"
- 피난 행렬의 비참함: 신발도 신지 못한 채 울며 기드론 시내를 건너는 다윗의 모습은 권력의 무상함을 극적으로 보여줍니다.
- 잇대(Ittai)와 600명의 용병: 아이러니하게도 친아들은 칼을 겨누는데, 블레셋 가드 출신의 외국인 용병 대장 잇대는 죽음까지 함께하겠다고 맹세합니다. 다윗의 정규군(이스라엘 군대)은 압살롬에게 넘어갔지만, 다윗이 오랜 기간 양성한 사병 집단(Cherethites and Pelethites)의 충성심이 다윗 생존의 핵심 기반이 됩니다.
3. 첩보전의 시작
다윗은 도망치면서도 냉철하게 반격의 씨앗을 심습니다. 그는 종교적 상징인 언약궤는 돌려보내고, 자신의 친구이자 또 다른 책략가인 후새(Hushai)를 이중간첩(Double Agent)으로 예루살렘에 잠입시킵니다.
"David said to him, 'If you go on with me, you will be a burden to me. But if you return to the city and say to Absalom, "I will be your servant, O king; as I have been your father's servant in time past, so now I will be your servant," then you will defeat for me the counsel of Ahithophel.'"
- 정보전의 서막: 다윗은 아히도벨의 지략이 물리적 군대보다 더 위험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후새의 임무는 압살롬의 신뢰를 얻어 아히도벨의 작전을 내부에서 무력화시키는 것이었습니다.
- 정보 네트워크 구축: 다윗은 제사장 사독과 아비아달을 예루살렘에 남겨두고, 그들의 아들들을 전령(courier)으로 활용하는 비밀 연락망을 조직합니다. 이는 고대 전쟁에서 정보(Intel)가 얼마나 중요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4. 정보전의 끝
이 장은 아버지와 아들의 비극을 넘어, 고대 왕권 국가에서 벌어질 수 있는 가장 고도화된 정치적 수싸움을 보여주는 역사적 드라마입니다. 다윗은 예루살렘을 잃었지만, '정보'와 '소수 정예의 충성'을 챙겨 광야로 나갔고, 이것이 훗날 역전의 발판이 됩니다.
'win.ter book > 성경 자의적 해석'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다윗 왕조의 가장 치욕적인 순간 사무엘하 16장 (0) | 2025.12.08 |
|---|---|
| 반사회적 인격장애 압살롬의 복수? 사무엘하 14장 (0) | 2025.12.05 |
| 끔찍한 집안 분쟁 다윗의 아들들 이야기 사무엘하 13장 (0) | 2025.12.04 |
| 왕좌의 세탁 솔로몬 왕조의 기원 사무엘하 12장 (0) | 2025.12.04 |
| 다윗의 인간적인 나락을 보여준 사무엘하 11장 (1) | 2025.11.1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