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물체들이 서로를 향해 끌어당기는 힘을 중력이라고 합니다. 뉴턴이 발견한 중력은 200년 후 패러데이가 살을 덧붙여 전기력과 자기력을 더한 중력장을 찾아냅니다. 그리고 20세기 최고 물리학자가 상대성 이론이라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론을 발명합니다.
공간에 대한 선인들의 생각
원자론을 주장한 고대 철학자이자 데모크리토스는 물리학자들의 조상 격입니다. 뉴턴도 그의 이론을 바탕으로 깨달음을 얻었고요. 물체들이 공간 속에서 움직인다는 데모크리토스에 영감을 얻어 공간은 우주를 담을 수 있는 커다랗고 텅 빈 그릇을 연상합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세계를 담고 있는 공간의 정체에 대해 알 길은 없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두 사물 사이에 아무것도 없다면 그냥 아무 것도 없는 것이라고 단정합니다. 데모크리토스도 빈 공간이 존재와 비 존재 사이의 어떤 것이라고 상정하고 꽉 찬 것과 텅 빈 것 중 꽉 찬 것을 존재라고 하고 빈 것을 비존재라고 정의합니다. 그리고 아리스토텔레스의 영향을 받은 철학자 에른스트 마흐는 뉴턴의 공간 개념에 개념적 난제를 강조합니다. 그러면서 원자들의 존재는 믿지 않았다고 합니다.
공간에 대한 정립
아인슈타인은 선배들의 고견을 참고하면서 두 가지 의문점을 갖게 됩니다. 중력장을 어떻게 기술하는가와 뉴턴의 공간이 무엇이냐를 고민한 것이죠. 그리고 고심 끝에 이 세계는 공간과 입자와 전자기장과 중력장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닌 입자와 장으로만 이루어져 있고 그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고 합니다. 즉, 뉴턴의 공간이 바로 중력장이며 중력장이 바로 공간이라는 얘기입니다.
아인슈타인이 제시한 공간은 물결치고 유동하고 휘고 비틀거리는 형태입니다. 마치 깔때기 벽을 타고 구슬이 굴러가는 것처럼 공간이 그렇다는 거죠. 즉, 단단한 선박 속에 지구가 들어있는 것이 아닌 유연하고 거대한 일종의 연체동물 속에 들어있다는 겁니다. 이를 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구부러진 것이 공간이 아니라 시공인 것입니다.
아인슈타인 이전에 저명한 수학자들은 이미 정답을 알고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19세기 수학자 가우스는 굽어 있는 표면을 나타내는 수학을 만들었고 그의 제자 베른하르트 리만은 굽은 공간의 공식을 나타내는 리만 곡률을 발명하였습니다. 수학자들의 발상은 방정식이 되었던 겁니다.
광인의 망상이 아닌 실재한 현상
아인슈타인은 휘는 것은 공간만이 아닌 시간도 휜다고 보았습니다. 지구의 높은 고도에서가 낮은 고도보다 시간이 빨리 흐른다는 것을 증명하였습니다. 수학을 생각하면 정답을 찾는 학문이 아닌 정답이 방향을 알려주는 일종의 네비게이션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페러데이가 도입한 장의 개념과, 가우스와 리만의 기하학이 없었다면 아인슈타인이 그렇게 놀라운, 그러면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론을 만들어 낼 수 있었을까요?
아인슈타인은 수학의 힘을 빌어 데모크리토스의 빈 공간을 기술하는 방정식을 만들어 내었고 그 빈 공간의 본성에서 다채롭고 아름다운 세계를 발견하였습니다. 사실 이 이론이 왜 아름답다고 하는지 무지해서 잘 모르지만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을 가장 아름다운 이론이라고 세상에 알린 사람은 소련의 물리학자 레프 란다우가 처음 한 말이었습니다. 그들의 눈에는 복잡할수록 아름다워 보이는지 그들만의 세계가 있는 것인지 알 수는 없습니다만 아름답다는 말에 솔깃하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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