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마엘은 자신이 선원으로 바다를 항해한다는 얘기를 참으로 돌려서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은 돈을 내지 않고 받고 배를 탄다고 하면서, 배를 타는 이유는 건강과 신선한 공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나의 직업은 선원
No, when I go to sea, I go as a simple sailor, right before the mast, plumb down into the forecastle, aloft there to the royal mast-head. True, they rather order me about some, and make me jump from spar to spar, like a grasshopper in a May meadow. And at first, this sort of thing is unpleasant enough. It touches one;s sense of honor, particularly if you come of an old established family in the land, the Van Rensselaers, or Randolphs, or Hardicanutes. And more than all, if just previous to putting your hand into the tar-pot, you have been lording it as a country schoolmaster, making the tallest boys stand in awe of you. The transition is a keen one, I assure you, from a schoolmaster to a sailor, and requires a strong decoction of Seneca and the Stoics to enable you to grin and bear it. But even this wears off in time.
바다를 어떤 모드로 관망하는가 했더니만 이스마엘은 단순 선원임을 실토하는 대목이네요. 그리고 그가 명예로운 직업군이라고 본 이들은 그에게 이런저런 명령을 하고 그러면 그는 5월의 메뚜기처럼 이리 뛰고 저리 뛰어다닌다고 하는데요. 이것이 미국의 명문가 집안일수록 더욱 불명예스럽게 느껴진다고 합니다. 실제로 작가 허먼 멜빌은 소설에 나오는 반 렌셀레어 집안 출신이라고 합니다.
반 렌셀라르 가문은 네덜란드 출신으로 네덜란드에서 허드슨 강을 따라 뉴욕 올바니 지역에 있는 넓은 지역으로 이주했는데요. 이들이 정착한 곳을 뉴 네덜란드라고 이름 지었고 초기 미국에서 가장 부유한 가족 중 하나로 명망 있는 가문이라고 합니다. 1840년대 반란에 의해 해체되긴 했지만 실존하는 가문이었네요.
가문의 몰락은 허먼 멜빌의 몰락 그리고 그의 작품 속 이스마엘의 몰락과도 연관이 있는데요. 허먼 멜빌은 부유한 상인의 8명 중 셋째로 태어나 유복한 유년 시절을 보냈지만 13살 이후로 집안이 폭망하면서 갖은 일을 다하면서 고생을 하였다고 합니다.
다시 소설로 돌아가 주인공은 교사에서 선원의 일을 한다는 것은 어지간한 인내와 금욕적인 생활을 하지 않는 한 견디기 힘들다고 합니다. 그것을 스토아 학파의 세네카를 빗대어서 말하였는데요. 폭군 네로의 스승이기도 하면서 폭군에게 자살을 강요당하여 죽었는데요. 세네카는 특히 분노의 백해무익함에 대해 알린 철학가로도 유명하죠. 지속되는 주인공의 울화와 분노의 향연입니다. 그렇게 어지간히 마음을 강직하게 먹으면 안 되는 각오를 담지만 이것 또한 곧 사라진다고 합니다.
맞아도 참아야 한다?
What of it, if some old hunks of a sea-captain orders me to get a broom and sweep down the decks? What does that indignity amount to, weighed, I mean, in the scales of the New Testament? Do you think the archangel Gabriel thinks anything the less of me, because I Promptlly and respectfully obey that old hunks in that particular instance? Who ain't a slave? Tell me that. Well, then, however the old sea-captains may order me about- however they may thump and punch me about, I have the satisfaction of knowing that it is all right; that everybody else is one way or other served in much the same way-either in a physical or metaphysical point of view, that is; and so the universal thump is passed round, and all hands should rub each other's shoulder-blades, and be content.
늙은 고참이 나에게 빗자루로 바닥을 쓸라고 하면 어떨 것 같으세요? 신약 성경 속 수치심의 무게는 얼마나 될까요? 대천사 가브리엘이 나를 덜 생각한다고 느껴질까요? 왜냐하면 나는 맞고 명령하는 것에 복종해야 하는데 이런 내가 노예가 아니면 뭐겠어요? 그래도 나는 만족합니다. 모든 사람들이 물리적 정신적 관점에서 그런 상황 속에서도 툭툭 털고 일어나며 위로한다고 본 것인가 봅니다. 아니면 그런 모욕적인 상황에서도 괜찮다며 견디고 살아야 하는 환경을 의미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과수원 도둑의 정체
Again, I always go to sea as a sailor, because they make a point of paying me for my trouble, whereas they never pay passengers a single penny that I ever heard of. On the contrary, passengers themselves must pay. And there is all the difference in the world between paying and being paid.
반복하지만 자신은 선원 자격으로 항상 배를 탄다고 합니다. 아니 그냥 처음부터 그냥 나는 선원이다라고 말했으면 되었을 것을 여태 돌려서 실토를 하고 앉았네요. 선원으로 배를 탄 현실이 부끄러웠나요? 자신의 집안이 몰락해서 선원이 된 것이 수치스러워서 이렇게 돌려서 쓰게 된 걸까요? 아무튼, 챕터 1장 말미에 얻은 단서는 이름이 이스마엘이라는 것과 주인공의 직업은 선원이라는 겁니다.
The act of paying is perhaps the most uncomfortable infliction that the two orchard thieves entailed upon us. But being paid, -what will compare with it? The urbane activity with which a man receives money is really marvellous, considering that we so earnestly believe money to be the root of all earthly ills, and that on no account can a monied man enter heaven. Ah! how cheerfully we consign ourselves to perdition!
그리고 그들은 자신에게 수고비를 지불하지만 그들은 한 푼도 승객들에게 돈을 지불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지불하는 것과 지불받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는데요. 돈을 지불하는 행위는 두 명의 과수원 도둑이 우리에게 가한 가장 불편한 해악일 것이라고 합니다.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이지? 하고 찾아봤더니 아담과 이브를 일컫는 거였습니다. 세상에 이렇게 절묘하기 있기 없기 무릎을 탁 치게 됩니다. 아담과 이브는 과수원 도둑 기억해 둬야겠습니다.
그렇다면 돈을 받는 것은 무엇과 비교될까요? 돈은 세상 모든 병의 근원이라고 믿으며 어떤 사람도 돈을 들고서 하늘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정말 놀랍습니다. 아 얼마나 유쾌하게 우리를 파멸로 가는 길에 위탁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니까 돈을 주는 행위는 불편한 해악이고, 돈을 받는 행위는 파멸로 가는 길이라는 건가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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