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케스티스》, 《메데이아》, 《힙폴뤼토스》는 모두 고대 그리스의 3대 비극 작가 중 한 명인 에우리피데스의 작품입니다. 이 세 작품에는 다음과 같은 공통된 특징들이 있습니다.
1. 세 작품의 공통된 특징
알케스티스는 아폴론이 아드메토스를 돕고, 헤라클레스가 죽음을 굴복시키는 등 신화적인 요소가 강하게 등장합니다. 메데이아는 헬리오스 신의 손녀입니다. 이야기 마지막에 신이 보낸 용이 끄는 수레를 타고 떠납니다.
신적인 힘이 메데이아의 행동을 가능하게 하는 배경이 됩니다. 힙폴뤼토스는 아프로디테 여신이 자신을 경시한 힙폴뤼토스에게 복수하기 위해 이야기를 시작하고 마지막에는 아르테미스 여신이 등장하여 진실을 밝히며 비극을 완성합니다.
전통적인 영웅의 몰락과 인간 심리의 깊이 있는 묘사가 인상적입니다. 작가 에우리피데스의 특징이기도 합니다. 그는 전통적인 영웅들의 위대한 행적보다는, 그들의 내면적 갈등과 인간적인 약점에 초점을 맞춥니다.
알케스티스에서 영웅 아드메토스는 이기적인 선택으로 인해 도덕적 비난을 받습니다. 메데이아에서 영웅 이아손은 명예와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다 비참한 최후를 맞이합니다. 힙폴뤼토스 영웅 테세우스는 오해와 분노로 인해 아들을 죽게 만듭니다.
남성 중심적인 고대 그리스 사회에서 여성 인물을 매우 주체적으로 복합적으로 그렸습니다. 그밖에 에우리피데스는 신화의 틀을 빌려 당대의 사회적 문제와 도덕적 가치에 대해 질문을 던졌습니다.
2. 알케스티스 줄거리 및 리뷰
페라이의 왕 아드메토스는 죽음의 운명을 맞게 되지만 아폴론의 도움으로 자신을 대신해 죽어줄 사람이 있다면 목숨을 구할 수 있다는 예언을 듣게 됩니다. 그러나 그의 부모를 비롯한 누구도 그를 위해 죽으려 하지 않았고 오직 아내인 알케스티스만이 남편과 자식들을 위해 죽어주기로 합니다.
알케스티스가 죽음을 맞이하는 슬픔 속에서, 아드메토스의 집에 그의 오랜 친구인 헤라클레스가 방문하게 됩니다. 아드메토스는 알케스티스의 죽음을 숨기고 헤라클레스를 극진히 대접합니다. 나중에 이 사실을 알게 된 헤라클레스는 아드메토스의 우정에 감동하여 직접 저승으로 내려가 죽음의 신과 싸워 알케스티스를 다시 데려옵니다.
그렇게 아드메토스는 알케스티스와 재회하지만 그녀는 말을 하지 못하는 상태로 등장하며 이야기가 끝납니다.
알케스티스는 고대 그리스 비극 중에서도 특이한 작품으로 평가받습니다. 비극적인 상황으로 시작하지만 마지막에 헤라클레스가 죽은 알케스티스를 되살려오는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되기 때문입니다. 이 작품은 과연 진정한 사랑과 희생은 무엇인가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만듭니다.
또한, 자신을 위해 기꺼이 죽음을 택한 아내와, 그 희생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남편 아드메토스의 이기적인 모습은 관객들에게 비판적인 시각을 불러일으킵니다. 알케스티스도 저승에서 다시 돌아오지만 그녀는 이미 이전과 같은 존재가 아닙니다. 그러므로 알케스티스가 침묵하는 결말은 그녀의 희생이 과연 진정으로 행복한 결말을 가져왔는지에 대한 질문과 함께 단순한 비극과 희극으로 규정할 수 없는 복합적인 여운이 남는 작품입니다.
개인적으로 알케스티스의 귀신 혹은 영혼없는 육신만 불러와서 좀 쎄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그런 복잡 미묘한 감정을 전달하는 18세기 단편 카르코사의 주민도 읽어 보길 추천합니다.
3. 불멸의 고전 메데이아 줄거리 및 리뷰
메데이아는 콜키스의 공주이자 뛰어난 마법사로 황금 양털을 찾으러 온 영웅 이아손을 사랑하게 됩니다. 그녀는 이아손을 돕기 위해 자신의 조국과 가족을 배신하고 이아손과 함께 고린도로 도망칩니다. 그러나 이아손은 권력과 부를 위해 고린도 왕 크레온의 딸 글라우케와 결혼하려 메데이아를 버립니다.
메데이아는 남편의 배신에 분노하며 복수를 다짐합니다. 그녀는 고린도 왕 크레온과 그의 딸에게 독이 묻은 옷과 왕관을 선물하고, 두 사람은 끔찍한 고통 속에서 죽음을 맞이합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메데이아는 이아손에게 가장 큰 절망을 주기 위해 자신과 이아손 사이에서 낳은 두 아들마저 자신의 손으로 죽입니다. 결국, 메데이아는 신이 보낸 용이 끄는 수레를 타고 아테네로 떠나고 남겨진 이아손은 모든 것을 잃고 비통해합니다.
메데이아는 고대 그리스 비극 중에서도 가장 충격적이고 강렬한 작품으로 평가받습니다. 남편의 배신에 대한 복수심으로 자녀까지 살해하는 메데이아의 모습은 현대적인 관점에서도 엄청난 파격으로 다가옵니다. 에우리피데스는 메데이아를 단순히 악녀로 그리지 않고 남성 중심 사회에서 버림받고 고통받는 여성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보여줍니다.
메데이아는 자신의 선택에 대한 확신과 처절한 고뇌 사이에서 갈등하는 복합적인 인물입니다. 그녀의 잔혹한 복수에 경악도 하면서 공감도 하게 되니 말입니다. 이 작품은 복수, 정의, 여성의 지위 등 다양한 소재를 제공하며 현재까지도 많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는 작품입니다.
4. 힙폴뤼토스
아테네의 왕 테세우스와 아마존의 여왕 힙폴뤼테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 힙폴뤼토스 이야기입니다. 그는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를 경배하기를 거부하고 순결의 여신 아르테미스만을 숭배하며 금욕적인 삶을 삽니다. 이에 분노한 아프로디테는 힙폴뤼토스에게 복수하기 위해 그의 계모인 파이드라가 힙폴뤼토스를 사랑하게 만듭니다.
파이드라는 금지된 사랑에 괴로워하다 상사병에 걸립니다. 그녀의 유모는 파이드라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힙폴뤼토스에게 이 사실을 고백하지만, 힙폴뤼토스는 맹렬히 그녀를 비난합니다. 모욕감을 느낀 파이드라는 힙폴뤼토스가 자신을 겁탈하려 했다는 거짓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습니다.
힙폴뤼토스의 아버지 테세우스는 유서를 읽고 분노하여 아들을 추방하고, 바다의 신 포세이돈에게 아들을 저주해 달라고 기도합니다. 그렇게 힙폴뤼토스는 바다에서 솟아난 괴물에게 죽임을 당했습니다. 뒤늦게 모든 사실을 안 테세우스는 비통해 하는 것으로 끝납니다.
힙폴뤼토스는 신의 질투와 인간의 오만이 빚어낸 비극입니다. 힙폴뤼토스는 순결한 삶을 추구하지만 그로 인한 오만함 때문에 파멸을 맞게 됩니다. 사랑과 순결이라는 극단적인 가치가 충돌하면서 벌어지는 비극적인 상황을 탁월하게 묘사했다는 평입니다.
마치 현대판 막장 드라마도 이보다 더 흥미롭진 않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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