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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실

by winter-art 2024. 6. 1.

중의적인 의미를 담은 과실이란 제목의 소설은 부주의한 한 여성이 아이를 낳는 과정에서 그것이 과실인지 과일의 열매 같은 보람찬 결실인지 생각하고 쓴 글입니다. 그리고 끝내 아이 엄마는 부주의하게 아이를 잃어 버리게 되고요. 

 

 

 

공허하게 낳다

 

나는 유난히도 찌푸등한 초여름 한낮에 딸을 낳았다.  아플까 걱정이 되어 무통 주사를 맞을까 제왕절개를 할까 고민한 순간 덜컥 빨갛고 큰 핏덩어리가 튀어나왔다. 개운했고 초연하게 딸을 받았다. 이름조차 생각하지 않던 이 딸은 내가 살아오면서 삭제한 불행한 과거들이 쌓여서 살덩어리로 탄생한 것 같았다. 

 

https://brunch.co.kr/@tubetint/542

 

과실

나는 유난히도 찌푸등한 초여름 한낮에 딸을 낳았다. 아플까 걱정이 되어 무통 주사를 맞을까 제왕절개를 할까 고민한 순간 덜컥 빨갛고 큰 핏덩어리가 튀어나왔다. 개운했고 초연하게 딸을 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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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우는 과정

 

 딸은 간혹 잔혹한 선악의 수위를 넘나들기도 했지만 대체로 순한 편이었다. 잠투정도 없었고 울어야 할 때도 타당성이 있었다. 다채로운 걱정 속에서도 나는 온종일 딸을 보살피며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 감동을 할 틈도 없이 충혈된 포옹으로 일관했다. 

 

 

 

딸은 8개월째부터 서기 시작하더니 아장아장 걷고 뛰어다녔다. 본격적으로 말을 하기 시작한 것은 두 돌이 지나고 부터다. 딸의 이름은 주희라고 지었다. 순전히 내 운이 잘 풀리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작명소를 찾아갔다.

 

 

 최선의 이름

 

-주희로 할게요.

 

비교적 최선의 이름이라고 생각했다. 아니면 솔직한 이름이거나.

 

 

 

 작명소를 나오며 원망하는 눈빛으로 하늘을 바라보았다. 한숨이 나왔다. 산부인과에서 유산을 했을 때보다, 출산을 했을 때보다 더 암담했다. 키워봤자 별 볼일 없을 거라는 자식을 이십 평생을 뒷바라지할 생각을 하니 끔찍했다. 

 

 주희를 잃어버린 날

 

주희를 잃어버린 그날은 시골에 있는 이모집에 가는 길이었다. 몇 주 동안 주희를 맡겨 둘 곳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빌어먹을 주희를 잃어버리고 말았다. 주희는 그날따라 유독 짜증을 냈었다. 

 

 주희와 나는 버스를 타고 지하철 역 앞에 내렸고 계단을 한참 올라 플랫폼에 서 있었다. 비위가 약한 주희는 시내버스 한 번에 한차례 토를 하였고 기력 없이 계단을 올라야 했다. 나도 주희를 안고 올라갈 기운이 달려 막무가내로 주희의 손을 잡고 계단을 겨우 올랐다. 뜨겁게 내리쬐는 태양아래 주희는 연신 목이 마르다고 했고 나는 열차가 곧 도착하니 조금만 참으라고 하였다.

 

어느새 사람들로 북적였고 열차가 도착했다. 열차 문이 열리자 주희는 잽싸게 올라탔고 나는 주희를 따라 가려다 새치기하는 노인이 가로채는 바람에 주희의 손을 놓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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